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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영화제의 'L'Avenir'

커피 트윗 2016. 2. 18. 15:16

베를린 영화제의 'Things to Come' 비평을 옮겨보았습니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프랑스 어로 'L'Avenir'인데, 이 프랑스 말의 뜻은 '미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프랑스 어인 원래 제목을 'Things to Come'이라는 영어로 번역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말로는 '미래'라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다가올 것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결정을 못하겠고, 독자님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감독은 미아 한센-러브 (Mia Hansen-Love)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 '정서적으로 관찰하는 인물 연구'라고 헐리우드 리포터에 원래의 글을 쓰신 분이 한 줄로 정리하셨네요. (원문 출처인 '헐리우드 리포터 (hollywoodreporter)'는 다음의 사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에덴 (Eden)'을 감독했던 미아 한센-러브 감독의 장편 영화로써, 이자벨 위페르 (Isabelle Huppert)가 배우로서 역을 맡아 삶이 점차 흐트러져가는 한 여자를 연기했습니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감독인 한센-러브는 그녀의 다섯번째 장편 영화로, 50대의 철학 교사의 일상적인 모습을 영화에서 그려냅니다: (영화에서) 이 철학 교사 역을 위페르가 열정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데 그녀는 오랫 동안 결혼생활을 했던 남편으로부터 버림받고, 나이많으신 아픈 어머니를 돌보느라 지쳐있으며, 그리고 갑자기 자신이 나이가 많다는 사실과 직면합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이전의 작품에서도 시간이 흘러가는 경로를 주제로 다루며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어] 제목부터 적절히 선택했습니다: 프랑스 어로 'L'Avenir'의 의미는 '미래'라는 뜻이고 영어로는 '다가올 것들 (Things to come)'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지적이면서 연민어린 농담으로, [영화의] 주제를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다루고 있는데, 적절히 상황에 따라 루소 (Jean-Jacques Rousseau)와 파스칼 (Blaise Pascal)도 인용할 뿐 아니라, 가볍고 재치있는 농담도 합니다. 이 영화의 전반부가 결말 부분보다 더 설득력이 있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감독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독특한 시선으로 빚어내어 인상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냅니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했고, 프랑스-독일 합작인 이 영화 작품은 위페르의 배우로서의 명성과 프랑스 감독으로 기대주인 한센-러브 감독덕분에 배급도 잘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후부터 그냥 '한센 감독'으로 지칭하겠습니다 - 역자]. 게다가, 그녀의 이전 작품인 '에덴'은 - 디제이 (DJ)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 미국과 영국의 비평가로부터 호평을 받았기에 배급에 대한 기대는 상당합니다. 프랑스에서는 4월 6일에 상영될 예정인데, 이는 시기적으로 칸느 영화제 이전이지만, 꽤 많은 관객의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5년간의 결혼 생활을 하면서 책과 그녀의 학생들에 둘러쌓였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영화의 주인공) 나탈리 (Nathalie, 나탈리 역을 위페르가 연기했습니다)는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사실적으로 접근하며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진지한 질문을 제기하면서 살아가는데, 한편 자신에 대해서까지 그렇게 진지한 질문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아렌트 (Hannah Arendt), 그리고 레비나스 (Emmanuel Levinas)와 같은 20세기의 중요한 철학자들의 문제를 뛰어나게 잘 연구하는 철학 교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철학자들의 우수한 논문이,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며 겪게되는 혼란스러움에 대하여 잘 대처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의 남편이자 동료 철학 교사인 하인즈 (배우 Andre Marcon이 연기합니다)가 다른 여자를 사귀겠다며 나탈리를 떠납니다. 그들이 함께 살아온 햇볕드는 파리의 아파트를 떠나며 남편은 많은 책을 가지고 나갑니다. 그러는 와중에, 나탈리의 나이드신 어머니 이베트 (Yvette, Edith Scob이 연기합니다)는 혼자 살 수 없을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어 그녀의 딸인 나탈리에게 밤낮으로 전화합니다. 나탈리는 결국 간호사와 함께 그녀의 어머니가 거주할 적당한 집을 찾아줍니다. 이 모든 변화들이 나탈리로서는 기분좋은 변화는 아니지만, 가장 심각한 상황에서도 한센 감독은 지나치게 엄격하지 않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근심없이 이런 변화를 영화에서 다룹니다. 나탈리가 혼자 시내 버스를 타고 우는 장면이 장면이 있는데, 그러나 버스의 창문으로 하인즈와 그의 새 여자 친구가 같이 거리에 있는 것을 보고, (울고 있던) 나탈리는 갑자기 웃기도 합니다. 이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도 있을까요?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날카로운 유머 감각과 또 삶의 약점으로 말미암은 부조리와 모순은 위페르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연기에 크게 힘입고 있습니다: 그녀의 연기는 가벼운 감정에 영합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의 날 것 그대로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언론에 따르면 나탈리라는 인물은, 배우 (나탈리 역을 맡아 연기하는 배우인 위페르를 말합니다) 자신의 삶에서, (그리고 한센 감독의 다른 영화 작품이 그렇듯) 감독의 가족의 삶에서 영향받았습니다. 그래서 위페르는 연기하는 것 같지 않고, 거의 자신이 실제로 느끼는 것처럼 연기합니다. 만약 나탈리의 삶이 뒤집어지고 혼란스럽다면, 그녀는 옛 제자인 파비엔 (Fabien, 로만 콜린카 (Roman Kolinka)가 연기합니다)에게서 위안을 얻습니다: 파비엔은 이전에 그녀의 뛰어난 제자였는데, 현재 지성적인 무정부주의자들의 그룹과 시골에서 함께 생활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그녀가 현실로부터 멀어질수록 그녀는 더욱 이전의 제자에게 끌립니다: 그녀는 제자가 지내는 곳인 산 속의 풍경좋은 거처로 가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남긴 고양이 '판도라'와 함께 갑니다. 그리고 몇 몇 웃기는 장면을 연출하고 또 고양이에게 근접한 촬영 장면도 있습니다 (그렇게 의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판도라는 어머니가 남기신 것이니까요). 

이후 일어난 사건들은 어떻게 나탈리가 조금씩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지 보여주는데 (이것은 한센 감독의 첫 영화 '첫 사랑이여, 안녕 (Goodbye First Love)'에서도 다룬 주제이기도 합니다), 결말 부분은 이 영화의 이전 부분에서 잘 보여주었던 서술적인 효과를 잘 살리지 못하는 듯 합니다. 파비엔은 - 이 역할을 연기했던 콜린카가 (콜린카는 이전의 '에덴'에서 삽화가로 나왔습니다) 매우 연기를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 이 영화에서는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지지는 않았습니다. 파비엔의 연기는, 특히 흥겨운 장면에서 우디 구트리 (Woody Guthrie)의 노래 "나의 아버지 (My Daddy)"를 그가 따라 부를 때 빛났습니다. 그러나, 한센 감독의 작품에서 정화 효과 (catharsis)를 느끼시려는 분께서는 아마 다른 곳에서 이를 찾으셔야 할 듯 합니다. 이 영화는 한센 감독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드라마라기보다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일상적인 순간에 대한 영화입니다.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그러나 모든 것이 일어나는' 일상적인 순간 말입니다. 레누와르 (Denis Lenoir)와 함께 영화를 만들면서, 한센 감독은, 삶이 흐트러졌다가 다시 완고하게 심지어 유머러스하게 다시 삶이 흘러가는 그런 여자의 삶을 따듯한 색깔로 연출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철학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지만, 영화 'Things to Come'은 드물게 뛰어난 작품이며, 여기서 미래는 어둡지고 밝지도 않습니다. 그저 '그대로'일 뿐입니다.